서로의 득실을 따지며 강약 조절에 심혈을 기울이는 과정인 ‘협상’. 어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가에 따라 차분하고 평화로운 자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총성 없는 전쟁을 방불케 할 수도 있고요. 협상은 국가와 국가, 기업과 기업, 개인과 개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여러 가지 양상을 띄게 마련입니다. 말하자면, '협상의 4가지 분류'라고 할 수 있어요.
첫째 주체 수 기준에 따라 '다자-양자 협상', 둘째 의제 수에 따라 '단일-다수 의제 협상', 셋째 힘에 따른 기준으로 '대칭-비대칭 협상' 그리고 마지막으로 의사 결정권에 따른 기준으로 '단층-복층 협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경험할 수 있는 협상은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죠.
무엇보다 기업을 운영하는 대표에게 협상은 회사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곤 합니다. CEO가 아니더라도 주요 임직원들 역시 크고 작은 거래를 자신이 소속된 기업에 유리하게 풀어나가기 위해서 협상 스킬은 꼭 발전시켜나가야 할 능력입니다. 숙달된 협상 기술을 가진 경영자가 꼭 필요한 이유는 거래가 이뤄지는 비즈니스 현장에만 있지 않습니다.
임직원들이 자연스럽게 협상 용어에 노출되고 습득하여 말단 직원까지 영향력이 전해진다면, 궁극적으로는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의 수준도 덩달아 상승한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1960년대 칠레에서 구리 광산을 운영하던 케네콧(Kennecoott)이라는 기업을 통해 협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짚어보겠습니다.
미국 기업 케네콧은 해외에 투자한 최초의 다국적 기업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큰 규모의 광산이지만 비교적 저렴한 로열티를 지급하며 순항하던 이 기업에게 갑작스런 변화가 찾아옵니다. 칠레의 정권이 바뀌며 새로운 조건으로 광산 계약을 맺자는 공지가 날아왔기 때문입니다. 칠레 정부는 케네콧사가 운영하던 광산을 몰수하는 초강수를 둘 가능성이 매우 높았습니다.
이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며 원래보다 높은 로열티를 지급하고 다소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재협상해야 했던 케네콧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금융인으로 구성된 케네콧 협상팀은 소극적이거나 저자세를 보이는 대신 '광산 확장 프로젝트' '추가 생산될 제품에 대한 장기판매 공급계약 체결' 등 칠레 정부 협상단이 솔깃해 할 만한 조건들을 제시하며 전체적인 틀을 잡아나갔습니다.
협상이 성공리에 성사될 시 얻을 성과들을 구체화하여 제안하면서 칠레 정부가 협상을 엎기보다는 평화적으로 이행하길 바라게 만든 셈입니다. 결과적으로 케네콧사는 칠레 정부가 광산 지분 51%를 매입하게 하고 8,160만 달러를 얻는 딜을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협상은 윈윈의 조건을 제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는 진리를 보여준 사례입니다.
위 사례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시작부터 실패한 협상은 없다'는 것입니다. 비록 상황이 불리할 수는 있어도 말이죠. 실패보다는 차선을, 차선보다는 최선의 협상을 달성하고 싶은 대표자를 포함한 비즈니스 피플 모두가 알아두면 좋을 '허브 코헨의 협상의 기술' 4가지를 소개합니다.
첫째, 상대 말에서 설득의 수단을 찾습니다
협상에 임할 때 생각보다 흔히 혼동하는 부분은 진솔함과 감정적인 태도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설사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실제 협상 현장에서 이를 간과한 나머지 부정적인 감정을 그대로 티를 내버리는 안타까운 상황도 종종 발생합니다.
협상 테이블에서 가장 필요한 태도는 ‘자기감정에 대한 솔직함’이 아닌, ‘상대측의 언행과 태도를 향한 공감’이라는 점이라는 것이죠. 마주 앉은 상대의 말 한마디에도 중요한 거래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둘째, 시간이 부족할수록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요
양측 모두 한정된 시간 안에 최상의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협상 현장에 자리합니다. 따라서 될 수 있는 한 많은 거래를 성사시키려 하기보다는 우선순위를 부여하여 한 스텝씩 나아가는 협상 스킬을 쌓아야 하죠. 만약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으면 최종 의사 결정자에게 집중하여 협상을 진행하는 게 좋습니다. 시한이 촉박하다면 이미 실무자와는 협상에 필요한 주요 부분을 공유한 상황이므로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거래를 결정하는 마지막 대상에게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니블링 기법’을 활용합니다
니블링(Nibbling) 기법은 비즈니스 협상에서뿐만이 아니라 일반 상거래에서도 흔히 사용됩다고 합니다. 모든 거래가 성사되기 직전 상대로부터 약간의 양보를 얻어내는 해당 기법은 10의 성과를 얻었을 때 1의 양보를 요구하는 것을 심리적으로 활용하는 스킬입니다.
니블링 기법을 잘 기억해둔다면 상대방이 거래 막판에 요구하는 불필요한 양보 요구를 캐치해내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미 합리적으로 결론에 다다른 협상이라면 굳이 이에 응하지 않고도 문제없이 상황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넷째, 비대면 협상 상황도 효과적입니다
같은 장소에 모여 진행해왔던 협상도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비대면으로 협의하는 모습도 익숙해졌습니다. 언택트 협상은 시간, 물리적인 소모가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서로의 신뢰성에 확신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확실히 존재합니다. 특히 처음 협상을 하게 된 상대라면 이런 단점은 더욱 부각되죠.
모든 서류를 정확히 구비하여 디지털화하는 것은 물론, 각종 참조들도 양측이 즉각 체크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비대면 협상의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선명성’을 확보하는 게 필요합니다.
'사업의 기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업 초기에 자금 끌어오는 방법 7가지 (1) | 2024.12.24 |
---|---|
콘텐츠 마케팅 전략으로 사업 키우는 법 (1) | 2024.12.08 |
사업을 망치는 사기, 어떻게 막나요? (2) | 2024.10.08 |
사람을 사로잡는 이메일 스킬 5가지 (1) | 2024.09.18 |
소정근로시간을 209시간으로 잡는 까닭 (0) | 2024.09.01 |